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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사막 한 가운데서 일어나는 고독함과 굷주림의 끝
무모한 시도를 한 적이 있다면, 이 영화에 격하게 공감할 수 있다. 공간적 배경은 매우 한정적이나 그 안에 스토리는 범상치 않다. 남녀 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들과 친구 간에 발생하는 불화 등 모든 조건을 배낭 안에 숨긴 채 절친 둘이서 한 가지 무모하고 과감한 시도를 한다. 바로 금지 구역에 들어가서 곧 철거 예정인 47미터 철탑에서 인증샷을 찍는 것이다. SNS에 좋아요를 받기 위한 목숨을 건 도전인 셈이다. 물론 일이 일어나기 전에는 그렇게 무모하고 위험한 일인지 몰랐으나, 금지된 장소에 들어간다는 것부터 무언가 찜찜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예감을 주었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영화는 별생각 없이 팝콘이나 콜라를 홀짝 하는 관객에게 골을 띵하게 하는 사건을 연달아서 터트려준다. 평소라면 일어나지도 않는 일이 머피의 법칙처럼 아주 마법처럼 연속으로 터져버린다. 단순히 담력을 가지고 올라갔다가 인증샷 찍고 평소 우울한 자신의 상태를 개선하려는 시도는 점점 비극으로 향하게 된다. 여주인공은 남편이 등반을 하다가 추락사하면서 오랜 세월 시름시름 앓고 방 안에서만 있었는데, 이 사건을 계기로 모든 것들의 생각 퍼즐이 맞춰지면서 이야기는 끝나게 된다. 그들의 무모한 시도는 영화 스토리상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막을 내리게 된다. 나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좁은 공간에서 극도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을 받는다면, 사람이 어떻게 변하는지 알 수 있는 영화이다.
2. 600미터 상공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사건은 단순하지가 않았다. 올라가기 전 친구의 말대로 '올라가서, 사진 찍고 내려온다.'가 절대 아니었다. 그런 일이 일어나기 위한 조건들이 일어나지 않고 우주의 기운을 모아 안 좋은 일만 그날 집중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온 우주의 힘을 모아서 일어나는 악조건들 속에서 두 명의 여주인공은 생존을 위한 혈투를 벌인다. 가진 거라곤 배낭에 든 물, 폰 그리고 드론이 다였다. 사막 지역이어서 주변에 당연히 아무도 없었고 있어도 높은 철탑에서 외치는 소리는 땅에 와닿지 않는다. 생존을 위한 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시도하면서 두 명의 절친은 악을 쓴다. 서로 매우 힘든 상황에서 여주인공의 친구가 하나의 고백을 한다. 무덤까지 가지고 가야 할 비밀을 고백하면서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하고 상황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최악으로 변하게 된다. 물은 떨어져 가고 심리적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고 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은 팝콘과 콜라를 들고 가지 않은 나에게 손발을 덜덜 떨게 만들었다.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지? '감독이 악마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반전에 반전이 아닌, 반전에 720도 발차기로 뒤통수를 맞는 얼얼한 맛을 볼 수 있다. '한정된 공간적 배경에서 나올 수 있는 이야기의 끝'을 쓴 작가와 이를 영화로 구현한 감독에게 박수를 보낸다
3. 우연의 우연이 일어나 발생한 결말은?
사실 우연의 우연이 아닌 반전에 720도 태권도 돌려차기를 맞는 느낌이다. 처음에 절친과 남편은 서로 매우 친한 사이여서 놀러도 자주 가고 암벽 등반도 자주 했었는데, 반전은 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러운. 여주인공의 남편이 암벽등반 중 추락사를 하게 되는데, 이 사건으로 여주인공은 오랜 시간 슬픔에 빠져서 집에만 있게 되었다. 이후 그 친구가 여주인공을 다시 밖으로 나오게 하게 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하면서 같이 하자고 말한 것이다. 두 명이 며칠 동안 물도 제대로 못 먹고 47미터 철탑 위에서 있으면서 친구가 여주인공에게 비밀을 고백하게 되고 이야기는 더 극적으로 변하게 된다. 살기 위해 날린 드론과 작동이 잘 안 되는 휴대폰, 떨어지는 식량과 강한 햇빛으로 둘은 기력이 점점 사라지고 숨만 붙어 있게 된다. 올라오면서 부식된 다리가 부러져서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처지에서 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영화를 보기 전에는 '알아서 잘 끝나겠지, 싶었는데, 정말 알아서 잘 끝났다. 영화의 스토리는 생각보다 처음부터 탄탄하였고 한정된 공간적 배경에 비해서 상당히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졌다.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했는데, 정말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다. '한 치의 앞도 모른다는 게 이런 거구나' 말이다. 요즘에는 영화를 많이 안 보고 있는데, 또 이런 스릴 있고 심장이 조여 오는 영화가 나온다면 영화관으로 바로 달려가서 볼 생각이다. 친구의 돈으로 말이다!